This article is from the source 'nytimes' and was first published or seen on . It last changed over 40 days ago and won't be checked again for changes.

You can find the current article at its original source at http://www.nytimes.com/2015/11/13/world/asia/korean-review-bigbang-following-the-k-pop-playbook-with-flash.html

The article has changed 2 times. There is an RSS feed of changes available.

Version 0 Version 1
공연리뷰: 빅뱅, 케이팝의 각본을 화려하게 빛내다 공연리뷰: 빅뱅, 케이팝의 각본을 화려하게 빛내다
(about 1 hour later)
뉴어크, Newark — 무대에 선 탑은 위풍당당함 그 자체다. 이례적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케이팝 보이그룹 빅뱅에서 가장 나이 많은 멤버인 탑은 귀찮다는 듯 느린 걸음으로 무대를 누빈다. 그의 태도에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연상시키는 여유가 배어있다. 그는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관심이 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면서도, 동시에 꼿꼿이 서서 수천 명의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내려다보며 강렬한 눈빛을 쏠 수 있는 드문 부류다.뉴어크, Newark — 무대에 선 탑은 위풍당당함 그 자체다. 이례적으로 어마어마한 인기를 누리고 있는 케이팝 보이그룹 빅뱅에서 가장 나이 많은 멤버인 탑은 귀찮다는 듯 느린 걸음으로 무대를 누빈다. 그의 태도에는 영화배우 조지 클루니를 연상시키는 여유가 배어있다. 그는 주변에서 무슨 일이 일어나건 관심이 없다는 듯 눈동자를 굴리면서도, 동시에 꼿꼿이 서서 수천 명의 관객 한 사람 한 사람을 내려다보며 강렬한 눈빛을 쏠 수 있는 드문 부류다.
일요일 밤 푸르덴셜 센터에서 열린 극적이고 강렬하며 압도적인 케이팝 쇼에서 탑은 그 모든 소란을 초월한 유일한 존재처럼 보였다. 재능있는 이들로 넘쳐날 뿐 아니라 새로운 피가 끊임없이 수혈되는 케이팝의 세계에서, 빅뱅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장 혁신적이고 인기 있는 그룹의 자리를 지켜왔다. 때때로 불거진 열애설과 법적 공방, 앨범 발매 없이 보낸 오랜 기간과 지드래곤의 성공적인 솔로 활동 기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빅뱅은 흔들림 없는 건재함을 과시해왔다.일요일 밤 푸르덴셜 센터에서 열린 극적이고 강렬하며 압도적인 케이팝 쇼에서 탑은 그 모든 소란을 초월한 유일한 존재처럼 보였다. 재능있는 이들로 넘쳐날 뿐 아니라 새로운 피가 끊임없이 수혈되는 케이팝의 세계에서, 빅뱅은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가장 혁신적이고 인기 있는 그룹의 자리를 지켜왔다. 때때로 불거진 열애설과 법적 공방, 앨범 발매 없이 보낸 오랜 기간과 지드래곤의 성공적인 솔로 활동 기간의 공백에도 불구하고 빅뱅은 흔들림 없는 건재함을 과시해왔다.
“메이드(MADE)”라는 제목의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빅뱅은 최근 수개월에 걸쳐 싱글 앨범 여러 장을 잇달아 공개했다. 최신곡들은 몇 년 전 빅뱅이 발표했던 노래들에 비해 다소 차분해진 하다. (빅뱅은 총천연색의 시끌벅적한 기존 히트곡들을 발판삼아 아시아를 넘어섰으며, 이미 3년 전에 바로 이 공연장에서 미국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는 음악적 진화를 뜻하며, 보이그룹이란 태생적으로 유통기한을 지닐 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기도 하다. 나이가 찬 멤버들의 군 입대를 더 이상 미룰 만은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메이드(MADE)”라는 제목의 정규 앨범 발매를 앞둔 빅뱅은 최근 수개월에 걸쳐 싱글 앨범 여러 장을 잇달아 공개했다. 최신곡들은 몇 년 전 빅뱅이 발표했던 노래들에 비해 다소 차분해진 듯하다. (빅뱅은 총천연색의 시끌벅적한 기존 히트곡들을 발판삼아 아시아를 넘어섰으며, 이미 3년 전에 바로 이 공연장에서 미국 팬들을 만나기도 했다.) 이는 음악적 진화를 뜻하며, 보이그룹이란 태생적으로 유통기한을 지닐 수밖에 없다는 현실 인식이기도 하다. 나이가 찬 멤버들의 군 입대를 더 이상 미룰 수만은 없는 상황도 염두에 둬야 한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공연장을 가득 메운 것은 지드래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다. 그는 패션쇼 맨 앞자리의 단골손님이자 디플로, 스크릴렉스와 작업한 뮤지션이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앳됀 얼굴의 이 슈퍼스타는 평소의 넘치는 패션 감각을 약간 자제한 모습이었다. 모든 보이그룹이 그렇듯 빅뱅 내에도 서열이 존재한다. 꼭대기에 자리한 멤버는 단연 지드래곤으로, 의상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을 입는다. 이날 공연에서는 멋진 오버사이즈 봄버 재킷과 새하얀 터틀넥을 입었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팀 내 서열 2위는 공연 중 한때 몬드리안 작품과 비슷한 무늬의 수트를 입은 탑이다. 하지만 지금 이 순간 공연장을 가득 메운 것은 지드래곤의 이름을 연호하는 팬들의 목소리다. 그는 패션쇼 맨 앞자리의 단골손님이자 디플로, 스크릴렉스와 작업한 뮤지션이다. 호리호리한 몸매에 앳된 얼굴의 이 슈퍼스타는 평소의 넘치는 패션 감각을 약간 자제한 모습이었다. 모든 보이그룹이 그렇듯 빅뱅 내에도 서열이 존재한다. 꼭대기에 자리한 멤버는 단연 지드래곤으로, 의상도 가장 눈에 띄는 것을 입는다. 이날 공연에서는 멋진 오버사이즈 봄버 재킷과 새하얀 터틀넥을 입었다. 그 뒤를 바짝 추격하는 팀 내 서열 2위는 공연 중 한때 몬드리안 작품과 비슷한 무늬의 수트를 입은 탑이다.
대부분의 보이그룹에서 이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그저 머릿수를 채우는 정도의 존재다. 하지만 빅뱅에서는 엔싱크의 크리스 커크패트릭이나 백스트리트보이즈의 하위 더러와 같은 멤버는 찾아볼 수 없다. 대성은 에드 시런과 비교할만한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 캐릭터로 힘 있는 목소리를 자랑하고, 승리는 20대 중반 또래들로 이루어진 팀 내에서 깍듯한 막내 역할을 해낸다. 고양이처럼 날렵하고 우아한 태양은 다섯 명 중 가장 인상적인 보컬리스트다.대부분의 보이그룹에서 이 정도를 제외한 나머지 멤버들은 그저 머릿수를 채우는 정도의 존재다. 하지만 빅뱅에서는 엔싱크의 크리스 커크패트릭이나 백스트리트보이즈의 하위 더러와 같은 멤버는 찾아볼 수 없다. 대성은 에드 시런과 비교할만한 사랑스러운 장난꾸러기 캐릭터로 힘 있는 목소리를 자랑하고, 승리는 20대 중반 또래들로 이루어진 팀 내에서 깍듯한 막내 역할을 해낸다. 고양이처럼 날렵하고 우아한 태양은 다섯 명 중 가장 인상적인 보컬리스트다.
폭죽, 레이저, 릴테이프 등 화려한 무대 연출을 배경으로 하고 빅뱅은 마치 인스타그램 사진을 넘겨보는 듯한 속도로 의상을 갈아입으며 여러 곡을 선보였다.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팬의 시선을 가장 많이 모은 멤버는 역시 지드래곤과 탑이었다.폭죽, 레이저, 릴테이프 등 화려한 무대 연출을 배경으로 하고 빅뱅은 마치 인스타그램 사진을 넘겨보는 듯한 속도로 의상을 갈아입으며 여러 곡을 선보였다. 열광의 도가니 속에서 팬의 시선을 가장 많이 모은 멤버는 역시 지드래곤과 탑이었다.
하지만 가장 돋보인 멤버는 태양이었다. 태운듯한 머리카락을 얼굴 양옆으로 빳빳하게 늘어뜨린 태양은 맹렬히 무대 위를 누볐고, 신곡 ‘루저’를 비롯한 여러 곡에서 파워 넘치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공연 후반부에는 대성의 댄스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일부를 즉흥적으로 선보였는데, 아마 이것도 철저하게 짜인 각본의 일부였을 것이다.하지만 가장 돋보인 멤버는 태양이었다. 태운듯한 머리카락을 얼굴 양옆으로 빳빳하게 늘어뜨린 태양은 맹렬히 무대 위를 누볐고, 신곡 ‘루저’를 비롯한 여러 곡에서 파워 넘치는 목소리를 들려줬다. 공연 후반부에는 대성의 댄스에 맞춰 마이클 잭슨의 ‘빌리진’ 일부를 즉흥적으로 선보였는데, 아마 이것도 철저하게 짜인 각본의 일부였을 것이다.
이날 공연은 태양의 보컬에서부터 지드래곤의 재치있는 랩, 멤버들의 경험과 역경을 암시하는 가사에 이르기까지, 빅뱅의 음악이 미국의 팝과 힙합, 알엔비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전원 흑인 뮤지션으로 구성된 콘서트 반주 밴드는 공연 내내 무대 뒤편 어둠 속에 머물렀다.)이날 공연은 태양의 보컬에서부터 지드래곤의 재치있는 랩, 멤버들의 경험과 역경을 암시하는 가사에 이르기까지, 빅뱅의 음악이 미국의 팝과 힙합, 알엔비에 얼마나 많은 빚을 지고 있는지를 여실히 보여줬다. (물론 드러나지 않은 부분도 있었다. 전원 흑인 뮤지션으로 구성된 콘서트 반주 밴드는 공연 내내 무대 뒤편 어둠 속에 머물렀다.)
공연 내용과 무대에서 드러난 멤버들의 태도는 이상하리만치 점잖았다. 곡 사이사이 나온 막간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즉 소년 놀이를 하고 있는 성인 남자의 모습을 좀 더 드러내는 듯했다.공연 내용과 무대에서 드러난 멤버들의 태도는 이상하리만치 점잖았다. 곡 사이사이 나온 막간 영상에서는 멤버들이 보다 있는 그대로의 모습, 즉 소년 놀이를 하고 있는 성인 남자의 모습을 좀 더 드러내는 듯했다.
빅뱅의 시대가 저물게 된다 해도 보이그룹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젊은이들만 보아도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미국 대중 음악계에서 보이그룹은 시장성과 미학적 가치를 거의 상실했다. 하지만 한국의 성공 사례에서 보건대, 보이그룹이란 자동차처럼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다른 곳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되는 개념일지 모른다. 빅뱅과 함께한 일요일 저녁은 미국 예외주의가 쇠퇴하고 있음을 요란하게 재확인한 자리였다. 그래도 수입품들은 오랜 인기를 누리기를.빅뱅의 시대가 저물게 된다 해도 보이그룹에 대한 수요는 계속될 것이다. 이날 객석을 가득 메운 각양각색의 젊은이들만 보아도 수요는 분명 존재한다. 미국 대중 음악계에서 보이그룹은 시장성과 미학적 가치를 거의 상실했다. 하지만 한국의 성공 사례에서 보건대, 보이그룹이란 자동차처럼 미국에서 탄생했지만 다른 곳에서 완벽한 모습으로 완성되는 개념일지 모른다. 빅뱅과 함께한 일요일 저녁은 미국 예외주의가 쇠퇴하고 있음을 요란하게 재확인한 자리였다. 그래도 수입품들은 오랜 인기를 누리기를.